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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미르] 촛불 하나로 어둠을 밝히는 방법, 루미르 박제환 대표

작성일 : 2016-11-09 조회수 : 746

 

 

촛불 하나로 어둠을 밝히는 방법, 루미르 박제환 대표

 


지구 어딘가에는 아직도 해가 지면 촛불을 켜거나 등유 램프를 켜야만 생활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짙은 어둠 속에서 작은 불빛 하나에 의지해 내일 아침 떠오를 태양을 기다리죠. 루미르는 그들에게 ‘빛’을 선물하는 사회적기업입니다.
 
 

전기 없이 생활하는 13억 인구를 위한 작은 불빛

 
빛을 의미하는 라틴어 ‘루미(Lumi)’와 세상을 뜻하는 러시아어 ‘미르(Mir)’가 합쳐져 만들어진 이름, 루미르(Lumir). 전기 없이 생활하는 전 세계 13억 명에게 빛을 선물하겠다는 소명을 갖고 지난 2014년 12월 설립된 소셜벤처입니다.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벤처기업 '루미르'의 로고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벤처기업 ‘루미르’
 

 
 
루미르에서 개발한 LED램프 ‘루미르C’는 작은 촛불을 이용해 LED 빛을 밝힙니다. 시중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양초에 불을 붙인 뒤 루미르C를 올려두면 되죠. 2분 정도 기다리면 촛불의 열이 램프 내부에서 빛으로 변환돼 제품 상단의 LED가 켜집니다. 양초 하나만 켰을 때보다 무려 60배나 밝은 빛을 낼 수 있죠. 보통 촛불은 90%가 열로 버려지고 10%만 빛으로 사용돼 밝기가 약한데, 루미르C는 버려지는 열을 빛으로 사용해 훨씬 밝은 조명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입니다.
 
루미르C는 올 여름부터 국내 백화점, 온라인샵 등에서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아직 출시한지 3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입니다. 디자인적인 면에서도 만족도가 높고, 건전지나 전기를 사용하지 않고도 환한 빛을 낼 수 있어 실외에서의 사용도도 높습니다. 국내뿐만 아니라 프랑스, 싱가폴, 홍콩, 스위스 등 세계 9개국 70개 매장에서도 판매되며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어둠이 익숙한 사람들을 만난 한국의 공대생

 
루미르의 박제환 대표는 지난 2014년 초, 친구와 인도 여행을 떠났다가 조금 낯선 풍경을 보게 됐습니다. 밤에 맥주 한 잔을 마시러 시내에 나갈 때마다 정전이 되는 것이었죠. 하지만 현지인들은 정전에 당황하지도 않고 익숙한 듯 움직였습니다. 그곳의 사람들에게 전기 없는 밤 생활은 일상이었죠.
 


양초에 의지해 책을 읽는 개발도상국 아이들

 

개발도상국 많은 가정이 양초로 어둠을 밝히고 있다
 

 
 
전자공학을 전공한 박제환 대표는 기술을 배우는 사람으로서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는 한국으로 돌아와 마음 맞는 친구들과 머리를 맞대었고, 정전 시에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했습니다. 전구와 컨버터 사이에 전원장치를 연결해 정전이 됐을 때도 점등을 자동으로 유지시켜주는 제품이었죠. 아이디어와 실용성을 인정받아 창업 대회에서 대상도 수상했습니다.
 


루미르 사무실의 박제환 대표

 

루미르 사무실에서 만난 박제환 대표
 

 
 
“궁극적으로 빛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제품은 아니었어요. 상용화가 어려웠고, 호텔 등 큰 건물에서 사용 가능한 것이라 니즈가 맞지 않았죠. 하지만 대회에서 제공한 해외 탐방 중에 ‘촛불’을 이용한 루미르C를 기획할 수 있었어요. 다른 팀들은 ‘드론’, ‘3D프린트’ 등을 출품해 선진국으로 탐방을 갔는데, 저희는 아이템이 낙후된 지역에 필요한 것이다 보니 개발도상국으로 가게 됐어요.(웃음) 필리핀 탐방 과정에서 현지인 대부분이 촛불을 사용한다는 것을 알게 됐고, 촛불을 이용한 제품을 다시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박제환 대표가 떠올린 것은 열을 전기로 변환시키는 제백(SeeBeck)효과였습니다. 촛불에서 나오는 열을 모아 전기를 생산하고, 이것으로 LED빛을 밝히는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하지만 쉽지 않은 도전이었습니다. 큰 열원을 빛으로 바꾸는 것은 쉽지만, 촛불처럼 작은 열원은 약한 자극에도 깜박거리고 흔들리기 때문에 쓸 만한 에너지로 만들기가 어려웠죠.
 
박제환 대표는 루미르C 개발에 꼬박 1년 이상을 매달렸습니다. 그 결과 작은 열원을 안정적인 에너지로 바꾸는 기술을 개발해 특허를 받았고, 해당 아이디어로 10여 개 창업대회에 참가해 9개 이상의 대상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창업 대회 우승으로 받은 상금과 국가 지원사업비 등을 더해 루미르C 상용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었죠.


 
루미르-C 이미지

 

촛불의 열에너지로 작동하는 LED 램프, 루미르
 

 
 
“개발 과정에서 기술적인 어려움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사업이 처음이라 어려운 점도 컸어요. 시제품을 만들어보는 것과 제품을 양산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더라고요. 그 과정에서 SK IR캠프 3기로 참여해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담당 매니저님이 유통 문제 등에 대해 조언을 많이 해주셨어요. IR에 대한 개념이 전혀 없었는데, 강연 등을 통해 많이 배울 수 있었고요. 미래를 준비할 방향을 잡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전 제품 ‘리콜’의 파격 행보, 세계인의 신뢰를 얻다

 
올해 초, 루미르는 미국의 크라우드펀딩인 ‘킥스타터’에 가장 먼저 제품을 선보였습니다. ‘촛불 문화’가 익숙한 유럽 등의 해외 시장에서 제품의 시장성을 파악해보려는 시도였죠. 비슷한 경쟁 제품이 없다 보니 과연 루미르C가 소비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제품일지도 확신이 없는 상태였습니다.
 
“박람회에서 만난 바이어들은 ‘루미르 C가 테라스 카페에 적합한 제품’이라고 추천했어요. 전기를 연결하기 불편한 주택의 테라스 등에서 사용하는 은은한 조명 제품으로 시장성이 있다는 것이었죠. 그래서 테라스 문화가 발달한 해외 시장을 생각하게 됐어요. 결과는 만족스러웠습니다. 한달 반 만에 크라우드펀딩으로 목표했던 금액의 230%인 1억 6천만 원을 달성했죠. 세계 56개국의 1000명 이상의 소비자가 관심을 보였습니다. 또한 컨텐츠에 저희가 궁극적으로 나아가고 싶은 방향을 공개했고, 함께할 NGO 파트너를 찾는다는 글도 개재했어요. 그때 만나게 된 NGO들과 현재 개도국 제품 관련 사업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펀딩은 성공적이었지만, 제품 배송 후 생각지 못한 문제가 박제환 대표를 당혹스럽게 하기도 했습니다. 배송을 모두 완료한 후 제품의 문제점을 발견한 것이었죠. 킥스타터에 제품을 소개할 때는 루미르C에 촛불을 올려놓는 받침대가 따로 없던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일부 소비자들이 ‘촛농이 떨어지는 것이 싫다’, ‘옮기기 불편하다’ 등의 요구사항을 전달해 촛불을 올려둘 받침대를 추가로 급히 만들게 됐습니다. 그렇게 제품 2000여개를 모두 배송했는데, 몇몇 소비자가 ‘받침대가 열에 녹는다’는 문제를 지적한 것이죠.
 
“급하게 받침대를 추가하다 보니 좀 더 꼼꼼히 체크하지 못했어요. 곧바로 받침대 소재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공지하고 전 제품을 리콜했습니다. 대기업도 아니고 작은 스타트업이 개개인에게 보낸 제품을 전부 리콜하는 것은 여러 가지 면에서 부담스러워요. 하지만 문제가 있는 제품을 소비자에게 보내줄 순 없었죠. 회수해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해 보완했습니다. 그 일로 소비자들에게 더 좋은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어요. 홍콩의 한 백화점 담당자는 저희의 리콜 사태를 지켜본 뒤 입점을 제안하기도 했죠.” 


 
 
루미르-C 이미지
 

‘루미르K’가 바꾸게 될 지구의 빛

 
다음 달이면 루미르의 저가형 제품 루미르K가 첫 선을 보입니다. 현재 판매 중인 루미르C는 판매가 9만 원대로 개발도상국에 보급하기엔 너무 높은 가격이죠. 개발 과정에서 가격을 맞춰보려 노력했지만 조율이 쉽지 않았습니다.


 
루미르-C의 보급형 제품인 루미르-K

 

루미르C와 같은 기술이 적용된
보급형 제품 ‘루미르 K’
 

 
 
“제품의 생산 단가를 고려하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에 동시에 같은 제품을 판매하는 것은 불가능했어요. 그렇다고 같은 제품을 선진국에서는 더 비싸게 팔 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고민 끝에 생각한 것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다르게 만들기로 한 거예요. 디자인보다는 실용성에 초점을 맞춰 원가를 낮췄습니다.”
 
저가형 제품은 수익 구조가 전혀 없이 15불 내로 유통이 될 예정입니다. NGO 및 비영리단체에만 판매하고, 재난용품으로 보급하는 방향도 구상 중이라고 합니다. 에너지원도 양초가 아닌 등유를 사용하는 것으로 변경했죠. 조사를 하다 보니 필리핀 외 다른 개발도상국에서는 촛불보다 등유 램프 사용량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루미르가 새로 개발한 램프는 등유를 사용하되 기존의 20%만 사용하며 2.5배 밝은 빛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루미르K는 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3개국 4개 지역에서 NGO와 협업해 필드테스트를 진행한 후, 소액의 선수금을 내고 나머지는 절감한 연료비만큼 매달 조금씩 갚아가는 방식(PAYS)으로 이윤 없이 판매할 예정입니다.
 


루미르 박제환 대표

 


“자동차도 가솔린에서 전기차로 넘어가는 과정에 하이브리드차가 나오잖아요. 저희가 생각하는 최종적인 솔루션이 등유를 이용한 램프는 아닙니다. 친환경적인 에너지원을 생각하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중간 매개체는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게 루미르K가 될 것이란 생각이고요. 세상에 신기하고 착한 제품의 사례는 많죠. 하지만 그것들이 그저 하나의 사례로만 끝나버리는 것이 아쉬워요. 착한 제품도 비즈니스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박제환 대표는 루미르에 대한 주변의 평가에 조심스러웠습니다. 아직은 성공이나 실패를 말할 단계는 아니라는 것이죠. 2017년 말이면 루미르가 발을 뗀지 3년이 됩니다. 박제환 대표는 적어도 그때까지는 지금처럼 묵묵히 나아갈 생각입니다. 시행착오도 있을 테고, 생각지 못한 어려움도 있겠죠. 하지만 약하디 약한 촛불도 강한 빛으로 만들어 낸 그들이기에, 결코 포기란 없을 것입니다. 루미르가 밝히는 빛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는 날을 기다립니다.

 

 

 

 

 

본 기사는 SK그룹 블로그 'MEDIA SK'에 실린

[촛불 하나로 어둠을 밝히는 방법, 루미르 박제환 대표]를 발췌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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